아홉 번째 방문 2021-3-23
현재 복용 중인 약
아침 :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정 10mg,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정 5mg (반알)
취침 전 : 리보트릴정, 명인트라조돈염산염정 25mg (반알)
아리피졸정 부작용을 겪고 반알은 괜찮았는데 아예 약을 빼주었고 대신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정 용량을 늘렸다.
잠자는 게 영 시원찮아 수면에 도움되는 약을 넣어달라 했고 그래서 취침 약이 바뀌었다.
리보트릴정은 처음 먹어보는 약이다. 약이 바뀔 땐 이젠 혹시라도 부작용 때문에 잘 맞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어제 하루 먹고 잔 걸로는 아직 효과는 모르겠다. 사실 그 전이랑 비슷하게 자면서 중간에 한번 깨고 꿈을 꾸긴 마찬가지였다.
아침에 일찍 눈뜨고 피곤한 상태에서 다시 한번 잤는데 굉장히 슬픈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깨던 찰나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일어나자마자 펑펑 울었다.
그리고 여태껏 내 안에 있던 불안이 어떤 존재인지 다시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가끔 결혼 전으로 돌아가거나 언니와 아빠가 함께 살던 때로 돌아가던 꿈을 꾸던 때가 있다.
새벽꿈은 항상 아빠가 꿈속에서 돌아가시던 걸 깨닫고 우울해했는데 이번엔 언니와 나만이 존재했다.
그전에도 가끔 아빠가 갑자기 연락이 안 되거나 오랫동안 아빠를 못 보던 꿈을 꾼 적이 있는데 이번엔 언니가 그랬다.
오랫동안 연락이 안 되어서 답답해했다. 언니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핸드폰 작동도 잘 안 되고 언니 번호도 기억도 잘 안 나고 통화목록을 간신히 찾았는데 버튼이 잘 눌러지지 않아 불안한 악몽.
다행히도 겨우 통화가 되었다.
그럼에도 언니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불안했다. 샤워를 하는 사이가 언니가 돌아왔다. 안심이 되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언니의 표정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았다. 언니가 일 때문에 며칠 외박을 하였고 그냥 마음이 아프고 언니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안심이 되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꿈에서 깨자 서럽게 펑펑 울었다.
겨우 십 대이던 때 엄마도 아빠도 떠나보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이별은 꽤 큰 트라우마를 안겨준다. 그리고 20대가 되고 언니의 결혼으로 언니와도 금방 헤어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혼자 살았다.
생각해보니 사랑하던 가족이 내 곁을 떠난다는 게 나도 모르게 지금의 남편 역시도 갑자기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심리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남편을 미워하고 부정하는 것도 어쩌면 나의 방어적 행동이 아닌지.
이번 약이 부디 잘 맞아야 할 텐데. 잠을 편히 자고 싶다. 그런 슬프고 기분 더러운 꿈도 안 꾸고.
아무런 꿈도 안 꾸고 무겁게 잠들었으면 좋겠는데 요즘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남편은 잘 모른다. 이런 나의 불안을.
평범한 가정에 부모님 그늘 밑에서 자라 결혼을 했지만 형제 역시도 오랜 시간을 함께 했기에 내가 겪은 외로움이나 불안함을 느껴본 적이 없으니깐.
그래서 내가 병원을 오래 다니는 것에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니깐.
어차피 나도 이해를 구하진 않는다. 단지 그런 남편의 상황이 부럽기만 하다.
오늘 하루는 이전 약과 먹었을 때와 큰 별다름은 없었는데. 원래 약이 효과를 보려면 며칠은 걸리니깐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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