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물복용

난생처음 정신과를 방문하게 된 이유

&%#@! 2021. 2. 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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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 이내 예쁜 꽃을 피울테니깐

 

심리상담은 받아봤지만 정신과를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상담을 받을 때도 상담 선생님도 굳이 내가 약물치료를 필요할 정도가 아니라 했고 꾸준히 상담과 노력으로 개선이 될 거라 했기 때문이다. 

으레 그렇듯 정신과 약에 선입견이 있었고 작년 여름 가까운 사람 중에 우울증으로 돌아가신 분이 계셨고 하필 정신과를 방문하고 약을 복용한 지 며칠이 되지 않은 채 그런 비극을 겪게 되어 나는 혹시 약에 대한 부작용이 아닌지 이상한 신념을 키우고 있었다. 

고인이 된 박지선과 같이 내겐 그분이 건강하고 유쾌하신 분이었기에 전혀 그런 선택을 하실만한 이유가 없었기에 (적어도 내가 알기론) 그 일은 너무도 갑작스럽고 알게 모르게 충격의 여파가 컸던 듯하다. 거기에 회사일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터라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다.

 

어느 순간 나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다. 우울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것도 오고 그것이 괜찮아지고 난 이후에는 계속 분노(화)가 자리 잡았다. 심리상담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고 모든 것이 싫어지고 심리상담소, 심리상담가에 대한 분풀이 화살이 돌아가기까지 했고 그 화는 점점 불타올랐고 짜증 내는 일이 많아졌고 사소한 일에도 수가 틀리면 화를 내곤 했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진행하지만 회사일은 너무 바빴다.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일처리를 진행하기 위해 요청하고 피드백받고 어떤 절차를 걸치고 그 모든 과정의 시간이 점점 기다리기가 힘들어졌다. 인내심이 점점 짧아지고 겨우 기다리다 만족스럽지 못한 답변을 받을 때는 뇌의 어떤 신경 줄 하나가 탁 끊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남들은 재택근무니깐 좀 낫지 않냐라고 하지만 전혀 괜찮지 않았다. 어차피 일하는 건 똑같았다. 오히려 더 바빠진 시기에 나만 초조했고 그 누구에게도 쉽게 원망의 화살이 돌아갔다. 

결국 병원문을 두드렸다. 난생처음 정신과란 곳을 방문하게 된것이다.
가까운 동네에 병원이 몇 없었고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주차로 인한 스트레스로 스스로 밖에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으니까. 집에서 멀지 않고 예전 살던 조금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동네였던 병원 한 곳을 골랐다.

예약을 먼저 잡고 병원 방문 후 몇가지 설문지에 체크를 하고 신체적인 검사를 진행 후 이루어졌다.
심리상담처럼 오랜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을 뿐 여전히 정신과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누가 재촉하지도 않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상담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어서 주절주절 말을 길게 하진 않았다. 결과지 검토와 현재의 내가 느끼는 감정 상태를 말하고 약을 처방받고 다음을 기약했다. 


작년 12월의 추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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