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식물을 좋아했던 건 아닙니다.
막연히 키우는 식물이 잘 자리 못하니깐 식물을 들일 생각을 못했습니다.
반려식물 키우다

어느덧 이제 반려식물이라 불릴 만큼 애정을 쏟고 정성스럽게 키우고 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몇 개 되지 않는 화분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2월 10일 처음 우리 집 온날

이때까지만 해도 꽃이 언제 필줄은 모르고 그저 꽃봉오리가 있어 봄이면 꽃을 피우겠구나 했습니다.
이제 서서히 하나씩 반려 식물을 들이고 키우며 성장할 과정을 볼 생각에 벌써 봄이 기다려지고 여름에는 베란에서 키워야지 지겨웠던 여름이 싫지만은 않아집니다.
2월 15일

잘 자라기 바라는 마음에 검색해서 어떻게 해야 잘 자라는지 찾아보기도 하고,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으면 무슨 이유에서 그러는지, 물은 어느 주기만큼 얼만큼 줘야 하는지 유튜브 검색 등을 통해서 부지런히 정보도 찾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2월 17일 꽃이 필 기미를 보이다

작년 8월 이사와서 우연히 친구에게 받은 크루시아 화분, 그 후에 선물 받은 커피나무 그 뒤 내가 스스로 구매한 테이블야자 형광 스킨, 아젤리아 그렇게 하나씩 들이기 시작한 게 겨우 5종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하나도 죽지 않고 가지치기해서 물꽂이 한 것이 또 생명을 내리고 분갈이해주고 다시 화분을 나눠주고 이런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2월 18일 금방이라도 만개할듯 빨간 색상이 예쁘다

조금씩 꽃을 피우려고 벌어지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한 두달이면 죽었을 화분이 반년이 되도록 죽지 않고 살았다는 거. 몇 달이 지나도록 죽지 않는 것 그거 자체로도 저에겐 기적 같고 그저 신기하기만 하니깐요.
그렇게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꽃을 키우니깐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 쏟는 에너지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것 까지 모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월 19일 손가락으로 열어보아야 하지만 꽃이 활짝 피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분무기로 화분에 뿌려주고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흙을 만져보고 건조하면 물을 주는 일이 이제 자연스럽습니다.
그렇게 해야할 일이 정해져 있는 루틴이 있다는 것 또한 아침을 일어나게 해주는 활력소가 되는 듯합니다. 마냥 눈을 떠도 재미가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심심한데 하고 싶은 건 없고 그런 시간에 인생 노잼이다를 외치며 잠을 자며 숨을 죽였습니다.
2월 22일 이제는 전체가 꽃을 피우다

그동안 일하면서 내가 이랬던 적이 있는 가 생각해보면 없습니다. 그저 매일 일에 쫓기고 주말은 소진된 에너지를 잠으로 채우거나 의미없는 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에너지가 생성되는 것도 아니오 그저 피로감만 늘어날 뿐 결국 저는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둬야 했습니다.

마트에서 몇천원 주고 산 아젤리아 딱 2주 만에 만개했습니다.
그 흔한 반려 동물도 없는 우리집. 단 둘이 부부만 사는 집이 조금은 삭막하게 느껴질 법한 곳에 몇 가지 화분으로 생기가 돋아나고 나도 반려 식물이 있구나. 나도 애정을 줄 곳이 있구나. 온전히 나의 애정을 기다리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그저 힘을 생기게 하기도 합니다.
jibsoonij.tistory.com/19 <- 우울증과 자존감 회복에 좋은 취미 생활 1 보석 십자수
우울증과 자존감 회복에 좋은 취미 생활 1 보석십자수
원래 일평생 십자수라는 것이 나와는 맞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어요. 뭔가 귀찮고 생산적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컬러링 북도 재미가 없어지고 불현듯 나도 십자수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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