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십자수도 끝내고, 그림도 재미가 없고
책도 웹툰도 심드렁하고
심심합니다.
그렇다고 다시 일은 하기 싫고.
언젠가 산책을 하다가 공원 근처 쪽 담배꽁초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 꽁초들을 줍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올라왔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금연아파트로 지정되어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흡연부스도 따로 없고 흡연가들이 갈피를 못 잡는 듯했습니다.
그들의 심정도 이해는 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놀면 뭐하니?
담배꽁초 줍기, 쓰레기 줍기도 덤입니다.
젓가락이나 일반 집게는 손가락이 아플 것을 예상하여 미리 인터넷으로 집게 두 개를 주문했습니다.
알루미늄 집게가 확실히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20리터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챙겨 밖으로 나갔습니다.
길 걷다 보면 요렇게 꽁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꽁초를 줍다가 알게 되었는데요. 저 정도 사이즈는 양반입니다. 쓰레기 줍기도 편하고.
사람들이 거의 1cm 2cm의 짧은 꽁초가 될 때까지 연초를 피우는 것을 알았습니다.
짧은 꽁초의 경우 줍기가 조금 힘들더라고요.
근데 대부분 짧은 꽁초라서 처음 하는 저에겐 스킬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빡치는 것.
왜 이러는 걸까요? 그냥 길바닥에 버리면 줍기라도 편한데 이렇게 사이에 꽁초를 넣으면 보기도 싫지만 빼기가 힘이 듭니다. 제가 꽁초를 주우면서 느낀 건요. 차라리 길바닥에 버리는 사람들이 양반이다입니다.
그러면 훨씬 쓰레기 수거하기가 쉬워지니깐요.
근데 깊숙한 곳, 잘 보이지 않는 곳, 수풀이 우거진 곳, 지푸라기 많은 곳 이런 곳에 버리면 화재 위험도 있고 쓰레기 줍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것입니다.
빡침2. 너무 정교하게 넣어 포기한 꽁초도 있었습니다.
빡침 3 꽁초 길이도 짧은데 지푸라기들 때문에 깔끔하게 꽁초만 꺼내기가 힘듭니다. 그러니깐 길바닥에 버려진 꽁초에 비해 노력이 2~3배는 들어갑니다.
수거한 결과물
생각보다 양이 많지는 않네요. 아마도 누군가가 부지런히 쓰레기를 주어 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환경미화원분들에게 참으로 감사합니다.
20리터 쓰레기봉투에 한참 남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를 돌았는데요.
많이 차지 않은 쓰레기봉투가 뭔가 아쉬운 이 느낌은 뭘까요? 다행이죠?
그래도 마지막쯤은 담배냄새가 올라와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봉투를 묶어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쓰레기 줍다 보니 몇몇 주민들께서 인사도 건네십니다.
쓰레기 봉사하냐고 물어보시는데. 살짝 어버버 했습니다.
왜냐하면 봉사라고 하기 부끄러웠던 게 정말로 심심해서 시작한 일이라 한참 머물고 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벚꽃을 발견했습니다.
작년 여름 아파트로 이사 오고 처음 맞는 봄, 벚꽃입니다.
중간에 어린아이가 '이모'하고 불러서 뒤를 돌아봤는데
저를 향해 달려와 요구르트를 두 개를 주고 갔습니다. 어머니께서 수고하신다고요.
어이쿠 어찌나 감사한지요.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현관문 앞에 비타오백이 있었습니다.
전날 옷을 나눔 했는데 제게 비타 500을 남겨주고 가셨더라고요.
한참 당근 마켓에 안 쓰던 것들을 팔았는데요. 소액의 경우 참 팔기도 뭐하고 귀찮기도 하더라고요.
같은 아파트 무료 나눔의 겨우 현관문 앞에 걸어놓으면 알아서 찾아가시고 가끔 과자나 이렇게 소소한 간식도 주셔서 보람이 있더라고요.
나누고 베푸는 삶. 살아보려고요.
놀면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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