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젤 많이 고민하는 것이 집이지요.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집에 대한 관심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다 다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산은 좁고 좋은 집에서는 살고 싶고 누구나 겪는 고민을 저 역시도 했었습니다. 당시 남편은 인천 저는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해야 했고 둘 다 서울과 기존 살던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집을 얻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저도 당시 바쁜 직장생활로 집을 알아보기 여의치 않았고 시어머니가 집을 알아봐 주시면 일요일에 남편과 함께 방문하여 집을 봤습니다. 저는 집을 한번 보고 결정하였는데요. 과정을 겪고 보니 상당히 운이 좋은 케이스였단 걸 알았습니다.
저는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에서 혼자 오래 살았었는데요. 그래서 복도식 아파트에 살면서 느꼈던 단점이 너무 커서 일단 제외를 하였습니다. 계단식 아파트는 예산이 안 맞아 자연스레 빌라로 눈을 돌렸습니다. 아주 오래된 빨간 벽돌집부터 지하철역과 멀리 떨어진 곳, 해가 전혀 들지 않는 곳, 평수는 작은데 쪼개서 방을 겨우 3개 만든 빌라.
그 당시에도 빌라에 대해 많이 검색을 해봤는데요. 업자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은 빌라에 대해서 안좋은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었는데요. 저는 그럼에도 빌라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이상한 고집이 있어서요. 당시에는 큰 대출을 받는다는 것도 무서웠고 대출이란 게 빚을 지는 것이고 굉장히 큰일이 나는 무서운 일인 줄로만 알았으니깐요.
마지막으로 보여준 집이 바로 전에 살던 집인데요. 남향집은 꿈도 못꾸고 주차장 확보가 되고 오래되지 않고 깨끗하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을 찾았는데 보자마자 딱 마음에 드는 집이었습니다. 전세로는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수가 없어서 결국 구매를 하였습니다.
빌라를 왜 사냐. 애물단지다. 가끔 빌라가 무슨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의 겨우 대단지 아파트 맞은편 그리고 지하철역과 5분 정도 거리, 바로 앞이 차가 다니는 2차선 도로였습니다. 그 당시 뚜벅이인 저는 야근도 많은데 저녁 늦은 시간 골목길을 다니는게 상당히 무섭게 느껴졌거든요.
개방감이 느껴지는 곳이어서 위치가 더 마음에 든 것도 있었습니다. 기존 집주인 분들 역시 신혼부부였는데 아이가 태어나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길 위해 집을 내놓은 상태였고요. 전 주인부부는 3년 정도를 사셨습니다. 보통은 이사시 도배라도 새로 하고 갈 텐데 짐을 빼고 난 후에도 벽지 상태 등 깨끗해서 벽지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고 셀프로 청소하며, 아파트와 비교해서 큰집이 아니기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시부모님이 화장실 청소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가구 가전 하나씩 들여가며 지냈는데요. 사진은 5년 정도를 살고 난 이후 입니다. 그러니깐 총 신축 빌라에서 총 8년이 지난 셈이네요. 작년 2월 쯔음 집을 내놓았고요. 코로나 시기라 집이 팔릴까 걱정이 많았는데 집을 내놓은 지 2주 만에 팔렸습니다. 비법은 제가 집을 깨끗히 해놨습니다. 잡동사니 이런 거 안 보이게 하고요.
임대업을 하시는 분이 집을 한번 보고 바로 계약하셨고 그 뒤 전세입자가 한번 봤는데 그 자리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감추지 못하시더라고요. 조금 뿌듯했습니다. 결혼 후 첫집이고 살아온 집이라 더 애정이 가고 괜히 집을 팔았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주변 시세에 맞춰 아파트에 비하면 몇 억은 아니지만 조금 수익도 올려 팔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제가 빌라를 살 당시에 이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집 값이 떨어지면 그만큼 월세 내고 살고 살았다고 생각하자고. 전세나 월세가 아니라 집주인 눈치 안 보고 깨끗한 집에서 그만큼 살았으면 얼마 정도 손해 보는 거야 아깝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원래 물건이든 집이든 감각상각이라는게 있으니깐요. 그런데 오히려 조금의 수익도 생겼으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혹 누구는 그게 아파트였다면 몇 억을 벌었을 거라며 굳이 할 필요 없는 가장도 합니다. 제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큰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한 친구, 전세로 지내면서 몇번씩이나 이사해야 하고 고통받았던 친구, 큰 대출을 받았던 친구는 집값은 올랐지만 대신 집이 오래되어 낡았고 전세로 몇번씩 이사했던 친구는 분양을 받아 새 아파트로 이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파트를 고집하는 친구는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 전세로 지내지만 쥐가 나와서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습니다.
처음부터 아파트를 사지 못했던 친구들은 무리하게 대출 껴서 집을 살걸 그랬다며 그러면 돈 벌었을 텐데 우리끼리 웃으며 말하기도 하지만 현재 내가 안락한 생활을 하 수 있다면 그곳이 천국이니깐요. 현재 집이 너무 좋아 예전 집은 기억도 안나지만 그래도 전 그 빌라가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작년 계약한 세입자분도 그 집에서 꼭 좋은 일 가득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듭니다. 보통 한 층에 4세대가 살고 위에는 3세대가 살았습니다. 우선 빌라지만 조용했고 평수가 작아선지 단열이 잘 되어있던 건지 겨울에 굉장히 따듯하고 난방비가 5만 원이 넘지 않을 정도였고 여름엔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놓지만 전기세가 3만 원 넘은 적이 없었습니다.
넓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두 신혼 부부가 살기엔 크게 부족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워낙 살림살이 늘리는 걸 안 좋아해서 살림이 별로 없었다는 점도 있지만요. 관리비는 같은 세대들끼리 협의하여 2만원 나중엔 2만 5천 원인가 3만 원을 냈습니다. 정말 저렴하죠?
동향이라 해가 크게 안든다는 것은 아쉬웠지만 필로티 형식의 빌라였는데 한 번도 주차난이나 주차를 못한 적은 없었습니다. 빌라의 경우 자차가 없는 세대가 있어 저희는 두대를 대야 하거나 가끔 손님이 와 주차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었네요.
다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당연히 사람인데 누구나가 좋은집, 비싼 집 안 살고 싶겠습니까. 형편 것 사는 것인데 마치 빌라가 사람이 살지도 못하는 곳으로 취급되는 것을 보면 화가 나더라고요. 그런 인식들이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빌라 XX라는 말이 생기기 게 하는 건 우리 어른들의 문제이니깐요. 혹시라도 집에 대해 고민이 깊다며 제 글이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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