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방문 2021-2-20
아침 :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정 10mg, 아리피졸정 2mg, 폭세틴캡슐 10mg
취침 전 : 로라반정 0.5mg, 명인트라조돈염산염정 25mg
아침 약 폭세틴캡슐 10mg 이 추가되었다.
내가 우울증 환자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밥도 잘 챙겨 먹고 취미 활동과 일상생활에도 활력이 넘친다고 말씀드렸다. 원래도 약의 치료 효과를 보려면 보통 최소 6개월 이상은 복용해야 하고 약을 끊기 위해 서서히 양을 줄여간다고 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그러나 지난번 아침 약을 빼먹은 것 때문인지 중간에 저조했던 컨디션과 짜증스러웠던 기분과 스스로 느끼는 강박 증세에 대해 말씀드렸다.
깨끗함을 좋아하고 정리에 집착하는 것은 강박증이라기보다 강박적 성격에 가까울 수 있다고 하셨고 원치 않는 과거 트라우마가 떠오르는 것도 강박증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고 하셨다.
30년이 지난 일이 아직도 떠오르는 것이 정상인지 궁금했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그 생각이 내게 아픔을 주거나 어떤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코 유쾌할 수 없는 기억이 현재에도 함께 한다는 것이 싫었고 그런 부분에 개선이 있는지도 여쭈었다.
기억나는 생각을 없애거나 하지는 못한다고. 강박 치료의 경우 더 오래 장기적으로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고 토요일은 상담 시간이 길지 못하는 관계로 다음번 상담은 평일 예약을 권유하였다.
밖을 나오면서 조금은 후회감이 들었다.
혹시나 내가 스스로 진단하는 여러 증상들이 오진은 아닐까, 어쩌면 강박증도 우울증도 아무것도 아니고, 어쩌면 남들 그러하듯 그저 조금 다른 것은 아닐까. 조금 소심하고 자존감이 부족하고 남들과 어울리는 게 힘든 것이 병은 아니듯. 병원문을 찾을 만큼 나는 절박한 것인지.
과거 트라우마가 떠오르는 것도 계속 성장하고 싶지 않은 핑계가 아닐까. 어쩌면 지금 내가 조금 아픈 걸로 엄살은 부리는 것은 아닐지. 착잡한 생각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직장을 그만둔 것에 대한 핑계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일하기 싫은 마음 때문에 과거 일까지 끌어오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단순한 번아웃 증상으로 나만 유별나게 구는 것은 아닐까.
약을 계속 먹으면 중독이 되지 않을까, 나중에 뇌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갑자기 왜 두려운 감정이 드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약을 먹고 건강해지고 싶은 마음과 병원 가기 귀찮은 마음, 약을 오래 먹어도 되는지에 대한 불안감.
확신이 없다. 무엇 때문에 불안해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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